아카데미 소식
2025년 4월 22일
동문 출신 멘토가 이야기하는 ‘우리는 여전히 러너예요.’

프라이데이, 루미, 엠케이. 이 셋은 모두 서로 다른 기수의 아카데미 러너였고 지금은 각각 디자인, 테크, 러닝 디벨롭먼트 멘토이죠. 그들 역시 처음엔 어딘가 낯설고 막막한 상태로 아카데미에 들어왔었어요. 러너로서의 시간은 그들에게 어떤 의미였고, 멘토가 된 지금은 어떤 마음으로 러너들을 마주하고 있을지 이야기를 들어보았어요.
먼저 각자 자기 소개를 부탁드릴게요.
프라이데이 : 안녕하세요, 작년에 갓 수료한 3기 동문 프라이데이입니다. 왜 프라이데이냐고 많이들 물어보시는데요. 저는 늘 가장 기쁜 날에 떠오르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그게 금요일이더라고요. 다음 날 늦잠 잘 수 있는 날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프라이데이라는 닉네임을 짓게 되었어요. 아카데미에 오기 전에는 스타트업에서 디자인 마케팅 등 공간, 사용자 경험 기반 전반의 디자인 활동을 했습니다. 지금은 아카데미의 디자인 멘토예요.
루미 : 저는 루미라는 닉네임을 사용하고 있고요, 아카데미 1기 동문입니다. 수료 후에는 스타트업과 창업팀에서 iOS 개발을 계속했고, 이번 4기부터 테크 멘토로 합류하게 되었어요.
엠케이 : 저는 2기 동문 엠케이입니다. 현재 러닝 디벨롭먼트 멘토로 커리큘럼 설계나 교육 활동 기획과 진행을 담당하고 있어요. 이전에는 교사로 일했었고 그때 쌓았던 노하우를 멘토들에게 나누는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어떤 계기로 아카데미 러너로 지원하게 되었나요?
프라이데이 : 저는 성향상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걸 정말 좋아하고 그런 활동들을 여태껏 많이 해왔어요. 그러던 중에 대학 동기가 아카데미를 수료했다는 소식을 듣고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됐죠. 아카데미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가 바랐던 곳일 수도 있겠다', '나만의 유토피아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새로운 관점과 생각들이 넘쳐나는 사람들과 함께 다양한 활동을 해보고 싶어서 지원하게 됐어요.
루미 : 저는 아카데미 오기 전에도 iOS 개발을 조금씩 공부하고 있었어요. 그때 마침 Apple 디벨로퍼 아카데미가 생긴다는 소식을 접하게 됐고 저는 그때 당시 평범한 대학생이었는데 아카데미 홍보 영상을 보자마자 가슴이 두근두근해졌어요. '이곳에 가면 나도 수동적인 학습자가 아니라 능동적으로 해볼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지원하게 됐어요.

엠케이 : 저는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면서 AI 관련 연수를 듣게 됐고 그때 처음 개발에 흥미를 느꼈어요. 본격적으로 공부를 하고 싶었는데 어디서 배울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에 아카데미를 알게 됐죠. 교육과 배움이라는 키워드가 저에게 익숙한 만큼, 아카데미의 교육 과정과 가치가 정말 와닿았고 '이곳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배우면 더 잘 배울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지원하게 됐어요.
러너 시절, 챌린지를 하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프라이데이 : 두 번째 팀 챌린지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한 명의 사용자를 깊이 리서치해서 그 사람을 위한 솔루션을 도출하는 챌린지였는데, 5주 동안 기획, 디자인, 개발, 리서치를 모두 해내야 했어요. 부족한 시간이었지만 우리 팀은 자발적으로 아침 9시에 모여 새벽까지 작업했어요. 강요도, 규칙도 없었는데 모두가 몰입해서 가능했던거죠. 결국 앱 출시까지 해냈고 그 경험 속에서 진짜 많은 성장을 했어요. 처음 개발도 직접 해봤고요.
루미 : 저는 첫 번째 팀 챌린지가 제일 기억에 남아요. '할 수 있는 최대를 해봐라'는 메시지를 받고 정말 열심히 임했어요. 당시엔 코로나로 비대면으로 줌에서 협업을 해야해서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많았지만 러너들이 게더타운을 만들어서 함께 모여서 각자 작업하면서 개발하고 문제를 나누는 모습이 인상 깊었어요. 비대면이지만 함께 하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가는 모습에서 아카데미 러너들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들인지 실감했어요.
엠케이 : 저도 첫 팀 챌린지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개발을 배우기 위해 왔는데 막상 진행하다 보니 익숙한 발표 쪽으로만 하게 되더라고요. 그러다 어느 순간 '내가 코드 한 줄도 안 썼네?'라는 사실을 깨달았죠. 그래서 팀원들과 잘하는 걸 하기보다 배우고 싶은 걸 해보자고 의논했고, 그 결과 저는 개발을 직접 시도해보고, 팀원은 발표를 맡았어요. 효율보다 배움에 집중한 경험이었고 아카데미의 철학을 체감할 수 있었어요.
각자의 '나 때는 말이야' 이야기, 자랑해 주세요.
루미 : 아무래도 1기 때는 처음이라 지금 있는 많은 것들이 없었어요. 예를 들면 6층 출입이 불가능했고, 에어컨도 부족했어요. 지금은 공부하기 좋은 환경이라 오래 머무르려 하지만, 당시엔 세션 끝나면 땀 흘리며 집에 가기 바빴죠. 그리고 지금처럼 1년 커리큘럼을 위한 배경과 컨셉이 없어서 몰입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던 것 같아요.
프라이데이 : 3기는 선배 기수 덕분에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었고 러너들 간의 자율적인 학습 문화가 활발했어요. 자발적으로 스터디가 만들어지고 자유롭게 협업하며 학습하는 분위기가 인상 깊었죠.
엠케이 : 2기에만 있었고, 3기, 4기에는 없는 특별한 이벤트가 하나 있었거든요. 바로 지곡 러닝 클럽이에요. 달리기를 좋아하는 러너들이 모여 만든 클럽이었는데 단순히 같이 뛰는 걸 넘어서 정말 정성스럽게 준비한 야간 러닝 행사를 열어줬어요. 그날은 오전반, 오후반 상관없이 다 같이 저녁에 잔디밭에 모였어요. 준비운동을 함께 하고 러닝 코스도 5km 반환점까지 정확하게 짜여 있었고요. 더 놀라웠던 건 야광봉, 반사 조끼 같은 안전 장비도 전부 갖춰서 진행해줬다는 거예요. 그냥 뛰는 게 아니라, 마치 진짜 마라톤 대회처럼 출발선에 함께 서고, 동시에 출발해서 각자 페이스대로 달리는 그 순간이 너무 인상 깊었어요. 그리고 돌아오면 완주 증서도 나눠줬거든요. 그런 디테일 하나하나가 되게 감동이었고 땀 흘리며 함께 뛰었던 그 밤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 있어요. 그런 행사가 또 열리기 쉽지 않다는 걸 알기에 지금도 저희 2기만의 자랑으로 남아 있어요.
멘토로 합류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루미 : 삶을 어떻게 살고 싶은가에 대해 많이 고민했어요.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삶을 살고 싶었고, 그 가치와 아카데미가 잘 맞았어요. 그래서 멘토로 지원하게 됐습니다.

프라이데이 : 러너 시절 행사 기획을 많이 했는데 지나고 보니 아쉬움이 컸어요. 멘토가 된다면 더 잘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실제로 이런 곳은 대한민국에 정말 드물다는 걸 알았기에 떠나기 아쉬웠어요.
엠케이 : 러너 시절 팀원이 '여기서 바로 멘토 하셔도 될 것 같아요'라는 말을 해준 적이 있어요. 그 때 러너가 아닌 교육자로 근무하기에도 아카데미는 참 매력적인 공간이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우선 교육 장비와 시설 등 환경이 잘 갖추어져 있었고요. 실수를 실패가 아닌 무언가를 배우는 기회로 바라보며 함께 성장하는 문화가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결국 교사 생활을 마무리하고 이곳에서 멘토로서의 새로운 Pathway를 걷게 되었습니다.
멘토로서는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프라이데이 : 아카데미에서 사용하는 학습 프레임워크인 Challenge Based Learning에 러너들이 몰입할 수 있도록 올해는 해저 탐사라는 4기의 세계관에 맞추어 비주얼 콘셉트를 만들고 있어요. 그 외에도 아카데미 내 다양한 행사 비주얼 디자인을 맡고 있고, 러너 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학습 플랜 설계, 고민 상담, 개선안 제안 등을 하 고 있어요.
루미 : 테크 멘토로서 기본적인 멘토링 외에도, 처음 코딩을 접하는 분들을 위한 병아리반 운영, 기술적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는 워크숍 기획 등을 맡고 있어요.
엠케이 : 학습 환경 조성, 멘토들과 세미나와 워크숍 설계를 함께하며 피드백을 제공하는 업무 등을 하고 있어요. 교육 관련 용어나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대한 가이드를 주는 일도 하고요.
주니어 러너였을 때와 비교해 달라진 마음가짐이 있다면?
엠케이 : 이전에는 러너 입장에서 커리큘럼을 경험했다면 이제는 그것을 제공하는 입장이 됐어요. 예전엔 이해되지 않았던 점들이, 이제는 더 큰 그림 속에서 이해되더라고요.
루미 : 책임감이 달라졌어요. 러너들의 인생에, Pathway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입장이기에 행동 하나하나에 신중함이 생겼어요.
프라이데이 : 시야가 넓어졌어요. CBL에 대한 이해도가 더 높아지면서 학습에 대한 시각이 달라졌죠. 러너 시절 경험이 멘토링에 큰 도움이 되고 있어요.

러너 시절 경험이 멘토링에 어떤 도움이 되나요?
루미 : 적응이 어려운 러너들을 보면 예전의 제 모습이 떠올라요. 그래서 의도적으로 다가가 제 경험을 공유하고, 감정적 공감과 실질적 조언을 함께 주려고 해요.
프라이데이 : 맞아요. 러너들이 겪는 시행착오나 고민들을 다 겪어봤기 때문에 학습 과정 설계나 러너들의 활동에 실질적인 피드백을 줄 수 있어요.
엠케이 : 저도 비슷해요. 러너 시절의 힘들었던 기억들이 공감의 밑바탕이 돼요. 이상 적으로만 보이는 챌린지 뒤에 숨겨진 어려움을 이해하고 진심 어린 공감을 전할 수 있어요.
여기에서 최초 공개하는 멘토만의 비밀이 있다면?
루미 : 멘토들, 사실 되게 유쾌하고 재밌는 사람들이에요. 홈페이지 사진 보면 무서워 보일 수도 있지만 다가가면 진짜 좋아해요.
프라이데이 : 멘토들끼리 심각하게 이야기하는 것처럼 보여도 사실 오늘 점심 뭐 먹을지 얘기 중일 수도 있어요. 주저하지 말고 편하게 다가와 주세요.
엠케이 : 멘토가 CBL을 완벽히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은 멘토들도 매주 Apple 페다고지팀과의 멘토링을 통해 끊임없이 배우는 러너예요. 챌린지 일정이 늦게 공개되는 것도 이유가 있어요. 가끔은 ‘저희도 아직 몰라요’ 라고 말하고 싶을 때도 있어요. (웃음) 왜냐하면 아카데미 커리큘럼은 천편일률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매년 해당 기수 러너들의 니즈와 변화하는 멘토들의 전문성에 따라 새롭게 설계되거든요. 새로운 기수 시작 전 큰 틀은 설계를 하지만 변화의 여지는 항상 남겨놔요. 언제든 유동적으로 변경할 수 있도록이요.
아카데미를 Apple에서 제공하는 기술 프레임워크에 비유한다면?
프라이데이 : CloudKit이요. 다양한 기기에서 정보를 연결하듯, 아카데미도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정보를 나누고 연결되며 학습해요.
엠케이 : MultipeerConnectivity요. 기기들이 가까이서 이어지는 것처럼 아카데미에선 사람들 간의 연결과 배움이 일어나요.
루미 : Foundation이요. Apple 플랫폼 개발의 기본이 되는 프레임워크처럼 아카데미 경험은 인생의 기반이 되는 것 같아요.
아카데미 합류를 고민하던 과거의 나에게 한마디 한다면?
프라이데이 : 그때 고민했던 나에게 말해주고 싶어요. 직접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 일도 안 생긴다고. 고민 그만하고 해보라고요.
루미 : 단 한 번도 후회하지 않았어요. 그러니 주저 말고 도전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엠케이 : 이미 커리어가 있었지만 아카데미는 그런 걸 넘어서는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는 곳이었어요. 고민하지 말고 도전해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이 글을 읽고 있는 예비 러너들에게도 한 마디 남겨주세요!
프라이데이 : 포항이라는 곳이 대한민국 끝자락에 있어서 진짜 아무것도 없을 것 같지만 생각보다 할 것도 많고 맛있는 음식점도 많아요. 살아보면 꽤 괜찮은 곳이라는 걸 알게 될 거예요. 그리고 하루하루가 정말 스펙터클하게 지나갑니다.
루미 : 어딜 가든 마음 맞는 200명과 함께하면 그곳은 재미있는 곳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진심으로 말하자면 저는 여러분들이 꼭 아카데미에 오셨으면 좋겠어요. 이 9개월은 제 삶에 대한 태도를 완전히 바꿨어요. 대한민국 사회가 정해진 틀에 너무 익숙해져 있잖아요. 그런데 저는 이곳에서 그 틀을 벗어났고 그 과정이 제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어요. 여러분도 그런 경험을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엠케이 : 아카데미에서의 배움은 단지 커리큘럼을 통해서만 얻어지는 것이 아니예요. 저는 주변 사람들, 환경, 그리고 함께하는 문화에서 더 많은 걸 배웠어요. 무엇을 기대하든 그 이상을 경험하게 될 거고 특별한 인생 스토리가 없다고 주저할 필요도 없어요. 중요한 건 자신이 어떤 경험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그걸 표현할 수 있는지예요. 누구든 지원할 수 있고 누구든 환영받을 수 있는 곳입니다.
아카데미 멘토는 지금도 러너들과 함께 배우고 있는 또 한 명의 러너입니다. 매주 챌린지를 설계하고 세션을 준비하면서도 서로 질문하고 토론하며 더 나은 방향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프라이데이, 루미, 엠케이처럼 러너에서 멘토가 된 이들은 말합니다. ‘우리도 아직 러너예요.’ 러너의 길을 먼저 걸어본 사람으로서 지금은 옆에서 러너들의 Pathway를 함께 걸어주고 있죠. 아카데미는 기술뿐 아니라 사람과 함께 성장하는 법, 학습하는 문화를 배울 수 있는 곳입니다. 진심을 다해 도전하고 싶은 분이라면 이곳이 좋은 시작점이 되어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