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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서 배우는 ‘대박앱’ 비결…韓청년 200명 몰릴만하네

2022년 11월 23일

매일경제 - 이새봄 기자

애플식 인재 사관학교 ‘디벨로퍼 아카데미’
협업 위한 ‘메인랩’ 카페 분위기 ‘컬랩’ 등으로 구성
키워드 ‘자율’...프로젝트 중심 ‘스스로 성장’ 유도

엘레베이터를 타고 5층으로 올라가보니 일반 교직원이나 학생들의 출입카드가 인식이 되지 않는 공간이 나왔다. 이곳은 애플이 동아시아에서 처음으로 한국에 설립한 애플식 인재 사관학교인 ‘애플 디벨로퍼(개발자) 아카데미’다. 애플 디벨로퍼 아카데미 내부가 미디어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카데미 내부로 진입하자마자 정면에서 커다란 유리문을 통해 한번에 들여다보이는 ‘메인랩’에서는 세 방향으로 뻗어있는 독특한 구조의 책상에서 학생들이 자유롭게 모여 앉아 막바지 과제(매크로 챌린지)를 수행하고 있었다. 총 200명의 수강생들이 기획자와 개발자, 디자이너 등의 역할을 맡고 자율적으로 팀을 꾸려 앱을 만들어 애플스토어에서 출시하는 게 마지막 챌린지의 주요 과제다. 한 팀에 많게는 10명이 넘는 팀원들이 하나의 앱을 출시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지난 3월 처음 문을 연 애플 디벨로퍼 아카데미는 총 9개월의 수강과정을 마무리짓고 내달 16일 종료된다. 모든 수강생들에게 아이폰과 맥북이 지급되며 수강료도 무료다. 공정거래위원회 동의 의결 과정에서 애플이 제출한 상생지원 방안 일환으로 한국 개발자와 중소기업,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해 국내 설립이 추진됐다. 애플 개발자 아카데미는 미국 디트로이트와 이탈리아 나폴리, 브라질 등 전 세계에 17곳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동아시아에서 첫번째로 설립됐다.


애플 디벨로퍼 아카데미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자율’이다. 코딩과 디자인, 앱 비즈니스·마케팅 등의 전문 교육이 이뤄지지만 실제 팀을 구성해 앱을 만들어보는 ‘챌린지’ 중심으로 진행된다. 간호사 출신으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기 위해 애플 디벨로퍼 아카데미에 입학한 박소민(30)씨는 “개발자 아카데미에서 프로젝트를 하면서 코딩을 처음부터 끝까지 가르쳐 주는 것은 아니지만, 프로젝트를 하면서 스스로 필요한 부분을 알게 되고 자연스럽게 공부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며 “과거와 비교했을때 내가 개발자로서 제대로 커리어를 쌓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점심시간에는 종종 도시락을 먹으면서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듣는 브라운백 세미나 개념의 ‘런치 위드 엑스퍼트(Lunch with Expert)’라는 행사가 열린다. 전문가는 아카데미 측에서 초빙하지만, 포스터 제작과 음향 장비 설치 등의 행사 준비·기획은 전부 수강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진다.


메인랩을 지나 식당으로 향하는 복도에는 애플 TV와 소파, 마치 바 같은 형태의 높은 테이블과 의자가 높여있는 공간이 여럿 있다. 협업 공간(컬래버레이션 랩, Collaboration Lab)을 뜻하는 컬랩이다. 이 곳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팀원들이 자유롭게 모여 애플TV로 화면을 공유하며 협업을 하는 곳이다. 디자인을 전공하고있는 정윤성(23)씨는 “마치 카페같은 분위기에서 다 같이 모여서 협업을 할 수 있는 장소라 팀원들 끼리 편하게, 자유롭게 대화를 할 수 있어 오히려 몰입이 잘 된다”고 말했다.


정윤성씨는 주말을 이용해 마음에 맞는 팀원들과 함께 앱을 출시한 경험을 아카데미 수강 기간 내 가장 즐거웠던 경험으로 꼽았다. 그는 “세 번째 프로젝트를 함께 한 팀원들과 합이 잘 맞아 주말에 따로 장소를 대여해 이틀동안 앱을 하나 출시해보자는 목표를 세우고 앱을 개발했다”며 “빠른 시간에 앱을 만들다 보니 부족한 부분도 있었겠지만, 그만큼 집중했고 성과를 달성했다는 데 대한 성취감도 컸다”고 밝혔다. 이들은 자신들의 경험과 성취감을 다른 수강생들과 나누고 싶어 휴일인 한글날에 해커톤을 직접 기획하고 개최했다. 해커톤이란 해킹(hacking)과 마라톤(marathon)의 합성어로 한정된 기간 내에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 등 참여자가 팀을 구성해 쉼 없이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이를 토대로 앱, 웹 서비스 등을 완성하는 행사다. 휴일에 진행했음에도 약 1/4에 달하는 50명이 해커톤에 참여했다.


9개월의 시간동안 아카데미 내에서는 70개의 iOS 전용 앱이 출시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주최·주관한 마이핀테크 서비스 해커톤(개발경진대회) 과학기술부정보통신부 장관상(대상), 서울시 IoT 공공도시데이터 활용 해커톤 최우수상등 다양한 수상성과가 배출됐다.


포스텍에 재학중인 김지경(22)씨는 “학교에서의 협업이나 조별과제는 사실 재미가 없다. 하지만 여기 와보니 꿈과 목표가 있는 사람들과 모여 협업을 한다는 것이 정말 의미가 있고 재미있다”며 “개발자 포지션으로 들어왔지만, 협업과 수업을 통해 기획에도 관심이 생겼고 나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이 ‘기획하는 개발자’, ‘코딩하는 디자이너’ 등 여러 분야를 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애플 측은 이들이 애플 개발자 아카데미를 수료한 후에도 일부 창업에 뜻이 있는 수강생들을 선발해 ’2년차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2년차 프로그램에서는 개발에 대한 내용 외에도 IR 피칭 등을 비롯해 실제 투자나 비즈니스와 관련된 조언이 이뤄진다. 정윤성 씨는 “이렇게 말을 해도 될지는 모르겠지만 내 목표는 창업을 성공해서 학교를 자퇴하는것”이라며 “한주 한주 진행하면서 프로젝트를 츠음 시작했을 때보다 많이 성장했다는 것을 느꼈다”고 밝혔다.


이들은 현재 이달 말까지 2기 수강생을 모집중이다. 입학시점(2023년 3월 기준) 만 19세 이상인 것만 제외하면 창업가, 개발자, 디자이너를 꿈꾸고 있다면 전공과 경험 등과 관계없이 지원이 가능하다. 현재 1기 수강생의 연령층 역시 19세~41세로 매우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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