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 이야기
2025년 4월 2일
인공지능 엔지니어에서 창업가로, 아카데미에서 시작된 레이몬드의 새로운 Pathway

아카데미 동문 중에는 아카데미에서의 프로젝트 아이디어로 창업에 도전하고, 접근성 분야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가는 분들도 있어요. 그중 에이드올을 창업하고 동문을 영입한 레이몬드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와 함께 일하는 방식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 들어보도록 할게요!
안녕하세요, 레이몬드.이 글을 읽는 분들을 위해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김제필입니다. 2022년 아카데미 1기를 수료했고, 지금은 에이드올(AidALL)이라는 스타트업을 창업해 운영하고 있어요. 저희 회사는 로봇 제어 기술을 기반으로 지능형 로 봇을 개발하고 있고, 특히 시각장애인분들이나 의료기관에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로봇 제품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로봇 기술을 통해 사람들의 삶을 실질적으로 편리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아카데미에 오기 전까지의 레이몬드의 Pathway가 궁금해요.
2015년에 인공지능 엔지니어로의 커리어 Pathway를 시작했어요. 처음 일을 시작했을 당시에는 지금처럼 인공지능 분야가 활발하지 않았고 기술에 대한 기대치도 비교적 낮았기 때문에 다양한 프로젝트를 경험하면서 천천히 성장할 수 있었어요. 초기에는 주로 컴퓨터 비전과 자연어 처리 기술을 동시에 다루는 프로젝트들을 맡았는데요. 덕분에 이 두 분야를 통합해서 제품에 적용하는 방법을 깊이 있게 배울 수 있었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제가 참여했던 프로젝트들이 회사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 잡는 과정을 경험하며 많은 보람을 느꼈어요. 그런 경험들이 창업을 결심하게 된 바탕이 되기도 했죠.
어떤 계기로 아카데미 러너를 지원하셨나요?
사실 아카데미를 처음 알게 된 계기는 정확히 기억이 잘 나지 않아요. 그냥 주말에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우연히 아카데미에 대한 내용을 보게 되었어요. 그 당시에는 마침 이직을 고민하며 새로운 Pathway의 방향성을 찾던 시기라 별다른 고민 없이 지원서를 넣게 되었죠. 이전에 인공지능 쪽으로는 다양한 경험이 있었지만 iOS 앱 개발이나 모바일 소프트웨어 쪽은 전혀 경험이 없었어요. 그래서 새로운 기술과 분야를 접해보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지원했어요.
1기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러너로서 아카데미 생활은 어땠나요?
처음 아카데미에 들어갔을 때 나이가 가장 많았기 때문에 솔직히 걱정이 좀 많았어요. 그런데 막상 생활해보니. 제가 쌓아온 다양한 경험들이 다른 러너들과 협력할 때 오히려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걸 느꼈어요. 저 자신을 소문자 T자형 인재라고 표현하는데요. 넓고 얕게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가지고 있으면서 인공지능 분야에서는 비교적 깊이 있는 전문성을 갖추고 있었던 것이 큰 도움이 됐어요. 특히 기억에 남는 순간은 두 번째 팀 챌린지에서 iPadOS 앱 꼬옥을 만들었던 때예요. 평소에 다루던 인공지능이 아니라 UX/UI를 많이 고려한 앱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것이 색다른 경험이었죠. 꼬옥은 부모와 아이가 함께 약속을 지켜나가는 학습용 앱이에요. 화면을 오래 터치하는 제스처를 활용해 실제 손가락을 걸고 약속하는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설계한 앱이었는데 그 아이디어를 기획하는 과정과 실제 구현까지 모두 팀원들과 함께 했던 것이 무척 인상적이었어요. 회의도 굉장히 논리적으로 잘 진행됐어요. 근거를 가지고 제안하면 팀원들이 그걸 수용해주고 서로 존중하며 합리적으로 결론을 내는 분위기가 정말 좋았죠. 그때 느낀 서로를 존중하며 일하는 방식은 지금도 제게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어요. 당시 함께했던 팀원들과는 지금도 종종 연락하며 서로 근황을 나누고 있고요. 제게 아카데미 생활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아주 좋은 기억 중 하나입니다.

레이몬드가 창업을 결심한 계기도 궁금해요.
아카데미를 수료하고 나서는 처음에는 바로 창업을 한 건 아니었어요. 다른 스타트업에 합류해서 일을 시작했었죠. 그곳은 인공지능이 꼭 필요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해서 합류를 결심했는데 막상 들어가 보니 기획과 실행 사이에 큰 괴리가 있었습니다. 아이디어는 많았지만 실행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환경이었어요. 기획 단계에서는 ‘이런 걸 만들자’고 말은 했지만 실제로 그걸 제대로 구체화하거나 개발까지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어요. 특히 저는 아카데미를 거치면서 기획, 개발, 디자인이 하나로 맞물려야 좋은 제품이 나온다는 걸 몸으로 배운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런 환경에선 답답함을 많이 느꼈어요. 기획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하는 개발은 결국 좋은 결과를 만들기 어렵다는 걸 알았으니까요. 그래서 ‘이건 아니다’ 싶어서 결국 회사를 나오게 됐습니다.
나오고 나니 자연스럽게 생각이 이어졌어요. 차라리 내가 직접 아이디어를 실현해보자. 아카데미에서의 마지막 팀 챌린지에서 했던 접근성 관련 주제가 머리에 계속 남아 있었거든요. 그때 작업하면서 '이건 단순히 연습 프로젝트로 끝낼 게 아니라 실제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제품이 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그래서 이 주제를 비즈니스로 발전시켜 보고 싶 다는 생각으로 창업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사실 창업을 결심할 때도 고민은 많았어요. 특히 접근성 관련 시장은 크지 않고 수익을 내기 어려운 분야라는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더 그랬어요. 하지만 돈이 되는 시장만 쫓기보다는 누군가에게 진짜 필요한 제품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어요. 그리고 운이 좋게도 아카데미 때부터 준비해온 아이디어를 여러 차례 다듬고 조금씩 바꾸면서 시장성과 기술성 둘 다 어느 정도 인정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갈 수 있었어요. 결국 ‘내가 아카데미에서 배우고, 시도했던걸 진짜 써먹을 기회가 온 거구나’ 싶었고 그래서 주저하지 않고 창업을 선택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 그런 결정을 내린 게 제 인생에 있어 꽤 중요한 터닝포인트였던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