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 이야기
Apr 2, 2025
올리버, 러너에서 iOS 개발자로

애플 디벨로퍼 아 카데미 2기 수료생이자, 현재는 쏘카(SOCAR)에서 iOS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올리버. 독학으로 시작한 개발 공부부터, 팀 프로젝트의 유저 테스트에서 아이들과 눈을 맞추며 감동을 느꼈던 순간, 그리고 '러너예요' 영상 속 익숙한 그 표정까지. 지금의 올리버는 어떻게 아카데미를 마치고 커리어 Pathway의 첫 챕터를 시작하게 되었을까요?
그의 시작, 고민, 도전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까지. 올리버가 말하는 진짜 아카데미와 개발자의 Pathway를 들어보았어요.
자기소개
안녕하세요, 올리버입니다. 애플 디벨로퍼 아카데미 2기를 수료했고 지금은 Socar에서 iOS 개발자로 일하고 있어요. 원래는 개발과는 다른 수학을 전공했지만 무언가를 직접 만들어내는 일이 좋아서 개발에 관심을 갖게 됐고 아카데미를 통해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었어요.
올리버가 러너로 지원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아카데미 지원 전에는 혼자 iOS 개발을 공부하고 있었어요. 파트타임 일을 하며 틈틈이 개발을 배우는 생활이었는데 생각보다 진도가 잘 안 나가더라고요. 그렇게 혼자 고민하던 중 아카데미에 대해 알게 됐고 1년 동안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점에서 큰 매력을 느꼈어요. 장비나 금전적인 지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고요.
아카데미 러너 시절 진행했던 여러 챌린지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과 이유를 알려주세요.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두 번째 그룹 챌린지였어요. 어린이들을 위한 체험형 앱을 기획하고 실제 사용자 테스트를 통해 개선하는 과정을 겪었는데요. 경주 첨성대 근처 잔디밭에서 아이들을 섭외해서 함께 앱을 테스트해봤어요. 아이들이 직접 앱을 만지고 반응하는 모습을 눈앞에서 본 게 처음이었어요. 아이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어느 화면에서 머뭇거리는지를 지켜보며 사용자 입장에서 다시 앱을 생각해볼 수 있었고, 그게 굉장히 인상 깊었어요. 직접 코드만 보면서 개발하던 입장에서는 잘 느끼지 못했던 부분이었죠. 앱을 사용하는 모습 하나하나가 저희 팀에게는 귀중한 피드백이었고 결과물보다 과정에 더 집중할 수 있었던 계기이기도 했어요. 처음에는 사용자 인터뷰를 하는 게 낯설고 어려웠지만, 팀원들과 역할을 나눠 함께 준비하고 시도해보면서 점점 익숙해졌어요. 그런 과정을 통해 협업의 중요성도 더 잘 느낄 수 있었고, 이후 챌린지에서도 그 경험이 밑바탕이 되어 많은 도움이 됐어요.
iOS 프로그래밍으로 Pathway 방향을 결심한 계기는요?
iOS 개발을 선택한 이유는 비교적 서버 등에 구애받지 않고도 빠르게 결과물을 만들 수 있고 그 결과물이 앱이라는 형태로 바로 손에 잡힌다는 점 때문이었어요. App Store라는 플랫폼 덕분에 개인 개발자도 자신의 앱을 전 세계에 배포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고요. 또 Swift 언어나 Xcode 같은 툴들이 직관적이라는 느낌도 들었고 UI와 로직이 잘 연결되는 구조도 저한테는 잘 맞았어요. 무엇보다 내가 만든 무언가를 누군가가 쓰고 있다는 감각을 빨리 느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더 매력을 느꼈고 그걸 진로로 삼기로 마음먹게 됐어요.
아카데미 생활을 지내면서 기억에 남는 멘토링 에피소드를 들려주세요.
AR에 관심이 생겼을 때 멘토링을 요청했더니 테크 멘토 제이슨과 주디가 시간을 내주셨어요. 제이슨은 기술적인 흐름과 방향성을 잡아주는 조언을 해줬고 주디는 실무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실제로 어떤 기술이 유용했는지를 예시로 들어 설명해줬어요. 두 분의 조언을 비교하며 고민을 정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됐죠. 또 아카데미 수료를 앞두고는 멘토 아이작에게 ‘1인 개발자로도 살아갈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드렸는데 법인과 개인 사업자의 차이, 세금, 수익 구조 등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자세히 들을 수 있었어요. 다양한 멘토링을 통해 단순한 기술 습득뿐 아니라 커리어 전반에 대한 시야를 확장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어요.
러너 시절, iPod classic 똑같이 구현한 앱을 만들었다고 들었는데 조금 더 자세히 소개해주세요.
아카데미 후반부에 진행한 개인 프로젝트였어요. 어릴 적 쓰던 iPod classic을 그대로 구현해보고 싶었고 그 안의 조작 방식과 UI를 최대한 유사하게 재현해보는 게 목표였어요. 실제로 iPod처럼 클릭휠 UI를 만들어 손가락의 움직임을 감지해 회전 방향을 직접 계산했고 피드백 진동도 넣었어요. Apple music이나 실제 재생 기능도 연동하고 조작 흐름도 거의 비슷하게 구현했죠. 저작권 문제로 App Store에서 출시하진 못했지만 GitHub에 오픈소스로 올려두었고 이후에도 피드백이 종종 들어오곤 해요.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모작을 넘어 인터랙션을 수학적으로 분석하고 구현하는 데 많은 배움을 준 작업이었어요.
동기 러너들 사이에서는 알고리즘의 슈퍼 러너로 남아있는데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아카데미에서 알고리즘을 잘 푼다기보다는, UI 구현이나 제스처 처리 같은 작업에서 수학적인 접근을 자주 했기 때문에 그런 별명이 붙었던 것 같아요. 클릭휠도 마찬가지였고 이미지 테두리 인식처럼 계산을 기반으로 한 작업을 자주 맡다 보니 그렇게 불렸죠. 사실 알고리즘을 좋아하긴 하지만 꼭 정답을 맞히는 방식보다는 문제를 구조적으로 풀어가는 접근에 흥미가 있었어요. 주변 러너들이 그런 부분을 좋게 봐줬던 것 같고 덕분에 저도 제 장점을 다시 인식할 수 있었어요.

알고리즘, 코딩이 잘 안풀릴 때 하는 올리버만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개발하면서 안 풀리는 일이 생기면 저는 일단 멈추는 편이에요. 보통은 ‘이거 왜 안 돼?’ 하며 몇 시간 붙잡다가 결국 편의점에 다녀오거나 간단한 간식을 먹으며 한숨 돌려요. 그렇게 코드를 한 번 내려놨다가 다시 보면 의외로 쉽게 해결되는 경우가 많았어요. 기숙사 생활할 때는 밤마다 혼자 편의점 다녀오는 게 거의 루틴이었죠. 어떤 문제는 조금 내려 놓고 다시 생각해보면 풀 수 있단걸 조금씩 배운 것 같아요.
처음으로 내가 짠 코드를 팀에 공유하고, 의견을 받아봤던 그때 기억나세요?
당연히 기억에 남아요. 실수도 있었고 설명도 부족했는데 동료 iOS 개발자분들이 하나하나 피드백을 달아주셨어요. 처음엔 그걸 보는 것만으로도 부담스러웠지만 하나하나 답변하고 수정하면서 정말 많은 걸 배웠어요. 그 이후로는 최대한 코드에 설명을 붙이려 하고 테스트도 꼼꼼히 하려 해요. 물론 여전히 부족하지만 그 첫 경험이 지금의 태도를 만드는 데 큰 영향을 줬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올리버의 여정은 어떠한가요?
현재는 팀으로 일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1인 개발에도 계속 관심을 두고 있어요. 간단한 게임이나 도구 앱 같은 걸 혼자 만들어보고 있고 언젠가는 제 이름으로 된 앱을 App Store에 출시하고 싶어요. 수익이 목적이라기보다는 ‘이건 내가 만든 앱이야’라고 말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이 더 커요.
동문으로 기대되는 활동이 있나요?
다들 바쁘겠지만 수료 이후에도 계속 연결될 수 있는 공간이 더 많아지면 좋겠어요. 관심사 기반 소모임 같은 것도 좋고요. 후배 러너들에게 질문과 상담은 늘 환영이에요.
아카데미 지원을 고민하던 과거의 나에게 지금 해주고 싶은 한 마디가 있다면?
그때 나에게 ‘잘하고 있어. 그 선택 틀리지 않았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아카데미라는 도전은 분명 쉽지 않았지만 그 안에서 얻은 것들이 지금까지도 영향을 주고 있거든요. 고민 많던 그 시절의 나에게 지금의 결과를 보여줄 수 있다면 분명 안심할 수 있었을 거예요.
아카데미에 지원할, 동문으로 만날 러너들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처음부터 뚜렷한 목표가 있지 않아도 괜찮아요. 하지만 그 안에서 ‘이건 꼭 해보고 싶다’는 마음 하나쯤은 만들어보면 좋아요. 그 마음이 아카데미에서의 1년을 밀고 나갈 힘이 되어줄 거예요. 챌린지를 통해 배우는 것도, 멘토와 나누는 이야기들도 모두 나중에 큰 자산이 될 거니까요.
올리버의 이야기는 결국 뚜렷한 목표가 삶을 바꾼다는 걸 다시금 보여주죠. 무언가 만들고 싶다는 단순한 마음에서 시작해, 직접 손으로 구현하고, 서비스로까지 이어진 시간. 지금의 올리 버를 만든 건 그 마음을 밀고 나간 용기였을지도 모릅니다.
이제 막 아카데미를 고민 중인 예비 러너라면, 지금의 나에게 묻는 질문 하나면 충분할지도 몰라요. ‘나는 무엇을, 왜 만들어 보고 싶은가?’